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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CPR ‘880만 명 노출’ 주장, 숫자보다 먼저 봐야 할 것

핵심 요약

  • ‘880만 명 노출’이라는 주장은 실제 유출 여부와 집계 기준을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 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었다는 것과 실제로 정보가 반출됐다는 것은 구분해야 합니다.
  • 개인 식별번호가 노출됐다고 디지털 신원 인증까지 뚫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 여러 서비스를 연결하는 식별번호는 다른 개인정보를 결합하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행정 서비스를 온라인으로 이용할 때 같은 정보를 반복해서 입력하지 않아도 되면 꽤 편리합니다. 다만 여러 서비스가 한 사람의 정보를 쉽게 연결할 수 있다면, 누가 그 연결을 이용할 수 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덴마크 CPR을 둘러싼 ‘880만 명 개인정보 노출’이라는 주장에서도 따져볼 부분입니다.

‘880만’이 무엇을 센 숫자인지부터 봐야 합니다

880만 명이라는 표현은 눈길을 끕니다. 하지만 실제로 정보가 유출됐는지, 어떤 기준으로 센 숫자인지 확인하기 전에는 피해 규모가 그만큼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개인정보 사고에서 ‘사람 수’와 ‘기록 수’는 다릅니다. 한 사람의 정보가 여러 기록에 반복해서 들어 있다면, 기록이 많다고 그만큼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봤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이용자의 정보만 센 것인지, 과거 기록까지 포함한 것인지도 알아야 규모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노출’이 어떤 상태를 뜻하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권한 없는 사람이 접근할 수 있었던 것인지, 누군가 실제로 자료를 내려받은 것인지에 따라 확인할 내용이 다릅니다. 접근할 수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보안 문제는 있습니다. 다만 실제로 자료를 빼냈는지에 따라 피해를 판단하고 대응하는 방식은 달라집니다.

이 주장을 판단하려면 세 가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어떤 정보가 대상이었고 몇 명의 정보에 해당하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여기에 실제 접근이나 반출이 확인됐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개인 식별번호와 로그인 인증은 역할이 다릅니다

CPR 같은 개인 식별번호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려면 식별과 인증의 차이부터 짚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식별은 “누구의 기록인가”를 구분하는 일입니다. 인증은 “지금 접속한 사람이 정말 그 사람인가”를 확인하는 일입니다. 이름표를 읽는 것과 그 사람에게 출입 권한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의 차이에 가깝습니다.

따라서 식별번호가 노출됐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행정 계정에 로그인할 수 있게 됐다고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계정에 접근하려면 어떤 인증 수단이 필요한지 별도로 확인해야 합니다.

물론 식별번호가 알려져도 괜찮다는 뜻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이름과 식별번호가 함께 노출됐다면, 공격자가 이 정보를 대며 기관 관계자인 척할 수 있습니다. 이번 주장과 관련해 이런 피해가 확인됐다는 뜻은 아닙니다. 여러 정보가 한데 모였을 때 생길 수 있는 위험을 예로 든 것입니다.

번호를 비밀로 지키는 것과 함께 살펴볼 부분은 서비스가 그 번호를 얼마나 신뢰하는지입니다. 번호를 안다는 이유만으로 본인 확인을 통과할 수 있는 구조라면 위험은 더 커집니다.

편리한 연결에는 접근 제한이 따라야 합니다

공통 식별번호가 있으면 여러 기록이 같은 사람의 정보인지 확인하고 서로 연결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행정 처리도 빨라집니다.

그런데 권한 없는 사람도 이 연결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따로 떨어져 있던 자료에 같은 식별번호가 들어 있다면, 그 번호를 단서로 자료를 합칠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합친 자료는 각각 따로 볼 때보다 개인의 생활을 더 자세히 드러낼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한곳에 모았는지만 살펴봐서는 부족합니다. 여러 시스템에 나누어 보관하더라도, 너무 많은 계정에서 정보를 조회하거나 대량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면 그만큼 접근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집니다.

디지털 행정을 평가할 때는 처리 속도와 함께 다음 사항도 확인해야 합니다.

  • 업무 담당자가 꼭 필요한 정보만 볼 수 있습니까?
  • 대량 조회나 다운로드를 제한하고 있습니까?
  • 누가 어떤 기록에 접근했는지 추적할 수 있습니까?

이런 통제 장치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면에서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도 사고가 났을 때 얼마나 많은 정보가 영향을 받는지는 여기에 달려 있습니다.

디지털 행정은 정보를 서로 연결하기에 편리합니다. 이 편리함을 지키려면 연결할 수 있는 범위와 권한도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용하는 서비스가 나를 얼마나 잘 알아보는지도 중요하지만, 내 정보를 누구에게 어디까지 보여주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덴마크 개인정보보호 디지털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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