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창작 3분 소요

AI에게 붓을 쥐여주면, 창작 능력도 보일까요?

핵심 요약

  • 가상 캔버스에 직접 붓질하는 AI를 평가하려면 완성작과 작업 과정을 함께 봐야 합니다.
  • 실수를 알아차리고 고치는 과정에서 목표에 맞게 판단하는 능력을 엿볼 수 있습니다.
  • 그림의 완성도는 AI의 판단뿐 아니라 붓, 색상, 되돌리기 같은 도구의 조건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 작업 기록으로 AI가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있지만, 인간과 같은 창작 의도가 있는지는 증명할 수 없습니다.

멋진 AI 그림을 보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처음부터 구도를 잡았을까, 그리다가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을 고쳤을까?” AI에게 가상의 붓과 캔버스를 준다고 생각해보면, 완성된 그림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선택들도 눈여겨보게 됩니다.

그림 한 장을 그리기까지 선택은 이어집니다

실험 조건은 이렇습니다. AI는 완성된 이미지를 바로 제출할 수 없습니다. 대신 붓을 어디에 놓을지, 크기와 색은 어떻게 할지 골라 캔버스에 흔적을 남길 수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페인팅 에이전트는 지금 캔버스가 어떤 상태인지 살펴보고, 다음에 무엇을 할지 골라 그림을 이어가는 AI입니다.

과제는 간단합니다. “파란 탁자 위에 빨간 사과를 그려주세요.”

짧은 주문이지만 막상 그리려면 정할 것이 많습니다. 사과를 어디에 놓을지 정하고, 탁자와 배경도 구분해야 합니다. 빛이 들어오는 방향을 생각하면서 그림자를 먼저 칠할지 나중에 칠할지도 결정해야 합니다.

어떤 순서로 그리느냐도 중요합니다. 덧칠할 수 있는 캔버스에서는 나중의 붓질이 앞서 그린 부분을 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실험에서는 앞선 선택을 다음 행동에 어떻게 반영하는가를 눈여겨봐야 합니다. 처음에 정한 구도와 빛의 방향을 그림을 마칠 때까지 유지하는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고친 흔적에서 판단력이 드러납니다

사과의 그림자를 빛이 들어오는 쪽에 잘못 그렸다고 해보겠습니다.

우선 AI가 이 문제를 알아차리는지 봐야 합니다. 알아차렸다면 그림자를 옮길 수도, 빛의 방향을 바꾸려 할 수도 있겠죠. 어느 쪽이든 한 부분을 고치면서 나머지 그림과도 어울리게 맞출 수 있는지가 궁금합니다.

이때 몇 번 수정했는지만 세면 평가가 빗나가기 쉽습니다. 열 번 고쳤다고 한 번 고친 경우보다 낫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자리를 거듭 덧칠하다가 오히려 문제를 키웠을 수도 있으니까요.

봐야 할 것은 수정 전후의 차이입니다. 서로 맞지 않던 부분이 제대로 맞아졌는지, 고치는 동안 이미 잘 그린 부분까지 망가뜨리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합니다.

AI의 설명과 실제 행동도 따로 봐야 합니다. AI가 “명암을 개선했습니다”라고 말해도 캔버스가 그대로라면, 그 말만으로 나아졌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대로 설명은 짧아도 그림자의 위치가 정확해졌다면 실제로 잘 고쳤다는 점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장면은 완성작 한 장을 보는 것보다 더 흥미롭습니다. 실수한 뒤에 어느 부분을 다시 살피고 어떻게 바꾸는지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붓의 성능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그림이 어색하게 나왔다고 해서 전부 AI의 판단 탓으로 돌릴 수는 없습니다.

실험용 캔버스에 굵은 붓 하나만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작은 눈동자나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그리기는 어려울 겁니다. 되돌리기 기능까지 없다면 작은 실수 하나를 고치려고 여러 번 덧칠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대로 영역 채우기나 레이어 기능이 있으면 작업 조건이 달라집니다. 레이어는 그림의 요소를 투명한 종이 여러 장에 나눠 그리는 것과 비슷합니다. 앞쪽 사물을 그대로 두고 배경만 손보기가 쉬워집니다.

페인팅 에이전트를 비교할 때도 다음 조건이 같은지 확인해야 합니다.

  • 같은 과제와 캔버스 크기를 제공했는가.
  • 사용할 수 있는 붓과 수정 기능이 같은가.
  • 허용된 작업 시간이나 행동 횟수가 같은가.
  • 그리는 도중 결과를 확인할 기회가 같은가.

이 조건이 다르면 왜 완성도에 차이가 났는지 가려내기 어렵습니다. 도구에 한계가 있어서 원하는 대로 표현하지 못했는지, 애초에 어떤 표현이 필요한지 판단하지 못했는지 따로 살펴야 합니다.

작업 기록은 창작 의도를 어디까지 보여줄까요?

AI가 배경을 칠한 뒤 사과를 그리고, 마지막에 작은 빛 반사를 더했다고 해보겠습니다. 사람에게 익숙한 순서여서 제법 화가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숙한 작업 순서만 보고 인간과 같은 창작 의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과제에 맞춰 그 순서를 골랐는지, 익숙한 패턴을 반복했을 뿐인지는 작업 기록 하나만으로 가려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조건을 바꾸면 어떻게 대응하는지 더 보고 싶습니다. 사과를 반쯤 그린 상태에서 “빛이 오른쪽에서 들어오게 바꿔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겁니다. 밝은 점 하나만 옮길지, 사과의 명암과 탁자 위 그림자까지 함께 바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렇게 잘 고쳤다고 해도 인간과 같은 감정이나 미적 경험이 있다는 증거는 아닙니다. 다만 그림 속 요소들이 서로 어떻게 연결되는지 고려해 작업했다는 근거는 될 수 있습니다.

AI에게 캔버스를 주는 실험이 흥미로운 건 선택과 수정의 흔적이 남기 때문입니다. 다음에 AI 그림을 보면 완성도와 함께 이 점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이 그림에서 잘못된 부분 하나를 짚어주면, 어디까지 이해하고 고칠 수 있을까?”

AI 창작 페인팅 에이전트 시뮬레이션 캔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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