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0억 달러 주식’ 주장, 약속한 보상은 언제까지 내 권리일까
핵심 요약
- ‘10억 달러’라는 주장 속 금액을 확정된 보유 자산이나 배상액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됩니다.
- 스톡옵션을 받는 것과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은 다릅니다.
- 권리가 확정되는 시점과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기한은 별개입니다.
- 보상을 약속했는지와 지금 그 약속을 이행하라고 청구할 수 있는지는 따로 살펴야 합니다.
회사 가치가 커지면 초기에 약속했던 주식 보상도 큰돈이 될 수 있습니다. 엔비디아 초기 고문 에릭 걸릭슨(Eric Gullichsen)의 ‘10억 달러 주식’ 주장에서도 당시 어떤 약속을 했는지가 중요합니다. 직원이나 고문으로 스톡옵션을 받아본 사람이라면, 거액의 숫자에 앞서 그 약속에 어떤 조건이 붙었는지 살펴볼 만합니다.
‘10억 달러’는 무엇을 뜻하는 금액일까요
먼저 주장 속 금액과 실제로 인정되는 권리를 구분해야 합니다. ‘10억 달러 주식’이라는 표현만으로 걸릭슨이 그만큼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엔비디아가 그 금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금액을 어떻게 계산했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특정 수량의 주식에 어느 시점의 주가를 곱한 평가액이라면, 어느 날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숫자가 달라집니다. 스톡옵션에 관한 주장이라면 주식을 사는 데 필요한 행사 비용도 따져야 합니다.
‘그때 주식을 확보했다면 얼마였을까’라는 계산과 ‘지금 얼마를 받을 권리가 있는가’라는 판단은 별개입니다. 큰 숫자에 눈길이 가더라도, 그 숫자만으로 계약상 어떤 권리가 있는지까지 알 수는 없습니다.
베스팅이 끝났다고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톡옵션은 정해진 조건으로 회사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입니다. 주식 자체를 받는 것과는 다릅니다.
이 권리가 확정되는 것을 베스팅(vesting)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인 스톡옵션 계약에서는 일정 기간 재직하는 등의 조건을 채우면 행사할 수 있는 옵션이 확정됩니다. 다만 어떤 조건을 채워야 하는지는 계약마다 다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계약에서 4년에 걸쳐 옵션 전량의 권리가 확정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4년을 채웠다면 계약에 따라 옵션을 행사할 자격을 갖췄다는 뜻입니다. 그렇다고 주식을 사서 취득하는 절차까지 끝난 것은 아닙니다.
이 사안도 다음 단계를 하나씩 나눠 살펴야 합니다.
- 어떤 수량과 조건으로 옵션을 부여하기로 했는지
- 약정된 조건을 충족해 권리가 확정됐는지
- 정해진 절차에 따라 옵션을 행사했는지
- 실제로 주식을 취득했는지
걸릭슨의 계약 내용이 이와 같았다는 뜻은 아닙니다. 그의 주장을 판단하려면 이런 항목을 확인해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옵션 행사 기한과 청구 시효는 다릅니다
옵션 행사 기한은 계약상 권리를 언제까지 사용할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권리가 확정된 옵션이라도 계약에 만료일이나 관계 종료 후 행사 기한이 정해져 있다면 그 조건을 살펴야 합니다.
반면 청구 시효는 법적 청구를 언제까지 제기할 수 있는지를 정합니다. 어떤 법을 적용하는지, 어떤 종류의 청구인지에 따라 기간이나 기산점, 예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가령 계약상 행사 기한 안에 적법하게 옵션 행사를 요청했지만 회사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때는 행사 요청이 유효했는지뿐 아니라, 회사가 이행하지 않은 데 대해 언제 청구를 제기했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애초에 행사 요청을 하지 않았다면 따져볼 쟁점이 달라집니다.
그러니 “베스팅이 끝났으니 지금도 받을 수 있다”거나 “오래된 일이니 이미 끝났다”고 섣불리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걸릭슨에게 어떤 권리가 있고 엔비디아가 무엇을 이행해야 하는지도 계약 내용과 관련 기록을 살펴 판단해야 합니다.
초기 기여와 계약상 보상은 어떻게 연결될까요
회사가 성공한 뒤 초창기에 기여한 사람들을 돌아보면 감정이 개입하기 쉽습니다. 처음부터 도움을 준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이 돌아갔는지 궁금해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뜻깊은 기여를 했는지만으로 받을 주식의 수량이나 행사 조건이 정해지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계약으로 보상을 약속했다면, 시간이 오래 흘렀다는 이유만으로 그 약속을 가볍게 볼 수도 없습니다.
이를 따지려면 당시 기록을 확인해야 합니다. 계약서, 보상 승인 문서, 조건 변경에 관한 합의, 행사 통지와 그에 대한 답변은 각각 확인할 수 있는 내용이 다릅니다. 누가 더 오래 회사를 도왔는지와 그 사람이 어떤 권리를 확보했는지를 함께 살피려면 이런 근거가 필요합니다.
이 사안에서 살펴야 할 것은 ‘10억 달러’라는 규모에 앞서, 어떤 조건을 갖춰야 약속한 보상을 실제 권리로 인정받을 수 있느냐는 점입니다. 주식 보상을 받는 사람도 자신이 가진 권리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직 보상을 기대하는 단계인지, 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지, 주식을 이미 취득했는지에 따라 상황이 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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