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AI 3분 소요

AI가 뉴턴의 연금술을 읽는다면: ‘찾았다’와 ‘발견했다’ 사이

핵심 요약

  • AI가 찾아낸 단서의 정확성과 학술적 새로움은 따로 검증해야 합니다.
  • 두 문헌의 표현이 비슷하다는 사실만으로 저자 사이의 영향 관계를 입증할 수는 없습니다.
  • 이미 알려진 사실을 다시 찾았더라도 자료를 찾고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AI를 활용한 역사 연구에는 원문을 정리하고 결과를 검토하는 사람을 위한 지원도 필요합니다.

AI가 뉴턴의 연금술 기록을 읽다가 다른 문헌과의 연결점을 제안했다고 해봅시다. 흥미로운 결과지만, 곧바로 “AI가 역사학자가 놓친 비밀을 발견했다”고 말해도 될까요? AI를 연구에 쓸 때는 ‘찾았다’와 ‘발견했다’의 거리를 따져봐야 합니다.

정확한 답과 새로운 발견을 구분해야 합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 즉 LLM은 방대한 텍스트를 학습해 문장을 생성하는 AI입니다. 역사 자료를 읽을 때 낯선 표현을 풀어서 설명해 달라고 하거나, 비교해 볼 만한 문헌을 제안해 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럴듯한 설명을 얻었어도 검증은 아직 남아 있습니다. 다음 두 가지를 따로 확인해야 합니다.

  • AI가 지목한 내용이 실제 원문에 있고, 문맥에도 맞는가?
  • 그 내용을 기존 연구에서 이미 다루지는 않았는가?

첫 번째는 정확성, 두 번째는 새로움의 문제입니다. 원문을 정확히 짚었어도 학계에서는 이미 아는 내용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아주 참신해 보이는 설명도 원문을 잘못 읽은 데서 나왔을 수 있습니다.

무엇을 발견했다는 것인지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합니다. 알려지지 않은 문헌을 찾았는지, 알려진 문헌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를 제안했는지에 따라 필요한 증거가 달라집니다.

비슷한 표현만으로 영향 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앞의 가상 사례를 좀 더 구체적으로 보겠습니다. AI가 뉴턴의 연금술 기록과 하틀리브 관련 자료에서 비슷한 표현을 찾아냈다고 합시다.

이때 확인한 것은 두 자료에 비슷한 표현이 있다는 사실까지입니다. 한쪽이 다른 쪽에서 지식을 얻었다고 결론을 내리려면 증거가 더 필요합니다.

우선 각 자료를 언제 썼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두 자료가 같은 표현을 더 오래된 문헌에서 각각 가져왔을 가능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당시 널리 쓰던 용어라면 표현이 같아도 특별한 연결이 없을 수 있습니다.

직접 영향을 주었다고 주장하려면 해당 문헌을 어떤 경로로 접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편지나 소장 기록, 인용 같은 자료가 그 주장을 뒷받침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 AI의 답은 검토할 가설로 다루는 것이 타당합니다. “이 두 문헌을 비교해 보자”는 제안은 연구에 도움이 됩니다. 다만 “두 사람이 지식을 주고받았다”고 쓰려면 그보다 훨씬 탄탄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재발견도 쓸모가 있습니다. 공로는 정확히 밝혀야 합니다

기존 논문에 같은 해석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그 결과를 새로운 학술적 발견으로 소개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그 작업이 쓸모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처음 그 주제를 공부하는 사람은 이를 통해 중요한 문헌을 접할 수 있습니다. 연구자도 흩어진 자료를 다시 연결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요.

다만 성과를 설명할 때는 그에 맞게 써야 합니다. 이미 알려진 연결을 찾았다면 “기존 연구에서 다룬 관계를 AI를 활용해 다시 확인했다”고 쓰는 것이 정확합니다. 이때 선행 연구자의 공로도 함께 밝혀야 합니다.

모델이 학습 과정에서 해당 내용을 접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러나 답변만 보고 학습 자료에 무엇이 들어 있었는지 단정해서는 안 됩니다. 새로운 내용인지 판단하려면 모델이 얼마나 자신 있게 답하는지보다 원문과 선행 연구를 살펴봐야 합니다.

시간을 절약했다는 주장도 따로 따져봐야 합니다. 답이 나오는 데 걸린 시간에 더해 인용을 확인하고 오류를 고치는 데 쓴 시간까지 계산해야 실제로 얼마나 효율적인지 알 수 있습니다.

AI 연구비에는 검증하는 사람의 몫도 필요합니다

이런 작업에 연구비를 지원할 때는 무엇을 성과로 볼지도 따져야 합니다.

저는 놀라운 답변 한 장보다 다른 연구자가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어느 문헌의 어느 대목에서 출발했는지 남기고, 해석 과정과 어디까지 확인했는지도 기록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원문 이미지와 전사문을 연결해 놓으면 나중에 다시 검토하기가 쉬워집니다. 전사문은 손글씨 등의 내용을 읽어 텍스트로 옮긴 자료입니다. AI가 제시한 해석에 전문가가 수정한 내용을 함께 남겨두는 것도 유용합니다.

이런 결과물을 만들려면 모델 사용료 외에도 비용이 듭니다. 자료를 정리하고 오래된 필체와 용어를 읽어내는 데는 사람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기존 연구와 대조하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산을 평가할 때 이 노동을 빠뜨리면 검증을 마치지 못한 단서만 쌓일 수 있습니다.

인문학 연구를 지원할 때는 새로운 발견과 함께 검증할 수 있는 자료를 쌓는 일도 성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료를 잘 정리해 두면 다음 연구자가 같은 확인 작업을 반복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습니다.

AI가 제안한 연결점에서 역사 연구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그 연결을 발견으로 인정하려면 원문과 선행 연구에 비추어 검증해야 합니다. “AI가 역사의 비밀을 풀었다”는 제목을 볼 때도 무엇을 새로 밝혔는지, 어떤 증거로 확인했는지부터 살펴봐야 합니다.

생성형 AI 역사 연구 디지털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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