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롤라가 전기차가 된다면, 하이브리드 강자 토요타는 무엇을 얻을까
핵심 요약
- 코롤라에 전기차를 추가하는 것과 하이브리드를 단종하는 것은 별개의 선택입니다.
- 익숙한 대중차 이름은 기존 고객이 전기차를 구매 후보에 넣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 하이브리드에서 쌓은 전동화 경험만으로 전기차의 배터리 비용과 충전 문제까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 대중차 전동화의 성패는 차량 가격과 충전 편의성이 일상에 얼마나 잘 맞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차도 코롤라를 생각하고 있는데, 하이브리드 옆에 순수전기차가 나란히 놓여 있다면 어떨까요. 코롤라에 전기차가 생긴다면 평범한 운전자도 전기차를 구매 후보에 넣을지 고민하게 될 수 있습니다. 토요타가 어떤 기술을 선택하느냐가 다음에 내가 어떤 차를 살지와도 맞물리는 겁니다.
왜 하필 코롤라일까요
코롤라는 토요타가 오랫동안 판매해 온 대표적인 대중차입니다. 이런 차에 전기차를 더하면 완전히 새로운 이름으로 전기차를 내놓을 때와는 다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차종은 먼저 어떤 차인지부터 알려야 합니다. 코롤라는 이미 이름을 아는 고객에게 어떤 동력원을 고를지 물을 수 있습니다. 기존 고객이 차를 바꿀 때 전기차도 함께 비교하게 되는 셈입니다.
물론 익숙한 이름만으로 차를 사지는 않습니다. 코롤라에 기대했던 가격이나 실용성과 크게 어긋나면 고객은 다른 차를 고를 수 있습니다.
제가 코롤라 전기차에 주목하는 이유는 기존 고객의 선택지를 넓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전기차를 알아보던 사람은 물론, 다음에도 익숙한 차를 사고 싶은 사람에게도 전기차를 고를 기회가 생깁니다.
하이브리드를 잘 만들면 전기차도 쉬울까요
하이브리드와 순수전기차는 모두 모터와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다만 배터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맡느냐는 다릅니다.
일반적인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모터를 함께 사용합니다. 감속할 때 버려질 에너지 일부를 전기로 회수하고, 주행 상황에 따라 모터가 엔진의 부담을 덜어줍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달리 외부 충전을 전제로 하지 않습니다.
순수전기차는 바퀴를 움직이는 에너지를 배터리에서 얻습니다. 그만큼 차량을 설계할 때 배터리 용량과 무게를 더 비중 있게 고려해야 하고, 온도 관리도 중요해집니다.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충전 속도와 충전소에 얼마나 쉽게 갈 수 있는지도 따져야 합니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에서 쌓은 모터 제어와 에너지 관리 경험은 전기차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다만 하이브리드를 잘 만든다고 전기차에서도 저절로 경쟁력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더 큰 배터리를 합리적인 비용으로 확보하고, 고객이 편하게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따로 해결해야 합니다.
같은 코롤라라는 이름을 쓰더라도 전기차는 설계부터 실제로 타고 쓰는 방식까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대중차에서는 배터리보다 가격표가 먼저 보입니다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방법 중 하나는 배터리를 더 넣는 것입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배터리 용량을 늘릴수록 비용과 무게도 늘어납니다.
대중차에서는 주행거리와 가격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가 특히 까다롭습니다. 주행거리를 넉넉하게 늘렸다가 가격이 크게 오르면 고객은 차급을 바꾸거나 하이브리드를 고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가격을 낮추려고 배터리를 줄이면 장거리 이동이 더 부담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충전 환경에 따라서도 같은 차를 얼마나 편하게 쓸 수 있는지가 달라집니다.
집이나 직장에 주차해 둔 동안 충전할 수 있는 운전자는 평소 충전에 큰 수고를 들이지 않아도 됩니다. 공용 충전소를 찾아가야 하는 운전자는 충전을 위해 따로 시간을 내야 합니다. 전기요금과 충전 요금에 따라 유지비 차이도 달라집니다.
코롤라 전기차를 살지 고민하는 고객의 질문도 구체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한 번 충전하면 얼마나 가나요?”에 더해 “내 예산으로 살 수 있나요?”, “내가 주차하는 곳에서 충전할 수 있나요?”에도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대중차를 전기차로 내놓았을 때 얼마나 경쟁력이 있을지는 구매부터 충전까지 드는 돈과 수고에 달려 있습니다.
전기차를 더하면서 하이브리드를 남길 이유
코롤라에 전기차를 추가한다고 가정해도 하이브리드를 동시에 없앨 필요는 없습니다. 운전자가 차를 쓰는 환경에 따라 두 차가 각각 필요한 선택지가 될 수 있습니다.
충전할 곳이 있는 고객에게는 순수전기차를 권할 수 있습니다. 충전 여건이 맞지 않는 고객에게는 하이브리드가 여전히 구매 후보로 남습니다. 같은 이름의 차에서 여러 동력원을 고를 수 있다면, 고객이 다른 브랜드로 옮겨가기 전에 자신에게 맞는 차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여러 동력원의 차를 함께 만드는 데도 비용이 듭니다. 개발과 생산 준비가 복잡해지고, 판매 지역마다 어떤 모델을 얼마나 공급할지도 판단해야 합니다. 선택지가 많다고 해서 효율까지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눈여겨보는 것은 전기차를 추가했을 때 고객이 실제로 그 차를 살 만한 조건입니다. 코롤라 고객이 기대하는 가격과 실용성을 지키면서 충전 부담까지 낮출 수 있다면, 익숙한 차 이름을 보고 전기차를 선택하는 사람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코롤라에 전기차를 더하는 것은 하이브리드를 타던 고객이 동력원을 바꾼 뒤에도 코롤라를 고를 수 있게 하는 선택입니다. 그 가능성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려면 차량 가격과 충전 경험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다음 코롤라를 고를 때도 감당할 만한 가격인지, 평소 충전하기 편한지가 선택을 가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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