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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증명을 쏟아낸다면, ‘이해시키는 능력’도 연구 실적일까요?

핵심 요약

  • 증명이 논리적으로 맞는지 확인하는 일과 그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렸는지 설명하는 일은 다릅니다.
  • AI가 증명 후보를 많이 만들수록 이를 검증하고 해석하는 일이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 설명을 연구 기여로 인정하려면 독창적인지, 다른 문제에도 활용할 수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 발견·검증·설명에 참여한 사람이 각각 어떤 일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기록하자는 제안입니다.

수학자 테렌스 타오의 연구와 그랜트 샌더슨의 수학 설명을 함께 보면, 새로운 결과를 발견하는 일과 그 결과를 이해하는 일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AI가 증명을 대량으로 만들어내는 시대가 온다면 연구를 평가할 때도 이 관계를 따져야 할 겁니다. 새로운 결과를 얻은 사람뿐 아니라, 그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사람에게도 연구 실적을 인정해야 할까요?

“맞네요”와 “그래서 이렇게 풀었군요”의 차이

증명은 어떤 주장이 주어진 전제에서 논리적으로 따라 나온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각 단계가 모두 옳다는 걸 확인하고도, 처음에 어떻게 그런 풀이를 떠올렸는지는 알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가령 다음 식을 보겠습니다.

1 + 3 + 5 + … + (2n − 1) = n²

처음부터 홀수를 차례로 더하면 제곱수가 된다는 뜻입니다. 이 식은 수학적 귀납법으로 증명할 수 있습니다. 첫 경우가 맞는지 확인한 뒤, 어느 단계에서 식이 성립하면 다음 단계에서도 성립한다는 것을 보이는 방식입니다.

이번에는 점으로 만든 정사각형을 떠올려봅시다. 점 1개에 3개를 둘러 붙이면 2×2 정사각형이 됩니다. 여기에 5개를 더 붙이면 3×3 정사각형이 됩니다. 한 변이 늘 때마다 다음 홀수만큼의 점이 필요한 셈입니다.

이 그림을 보면 홀수와 제곱수가 왜 연결되는지 눈으로 알 수 있습니다. 증명이 맞는지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중에 비슷한 문제를 만났을 때 도형으로 생각해볼 단서도 얻습니다.

동기를 설명하는 풀이는 계산 순서와 함께 그 풀이를 떠올린 이유를 알려줍니다. 어떤 순서로 풀었는지뿐 아니라, 왜 그 방향으로 생각했는지까지 드러내는 설명입니다.

AI의 증명이 많아지면 무엇이 귀해질까요?

AI가 한 문제의 증명 후보 100개를 내놓는다고 가정해봅시다. 후보가 그만큼 많다고 해서 수학적 성과도 100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각 증명이 맞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서로 달라 보이는 풀이가 사실은 같은 아이디어를 쓰고 있을 수도 있으니 그 점도 살펴야 합니다. 다른 문제를 풀 때 도움이 되는 풀이를 가려내는 일도 남습니다.

이 세 가지는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특히 다른 문제에 도움이 될지 판단하려면 계산 과정을 따라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이 조건은 정말 필요한가요?”

“여기서 쓴 방법을 더 넓은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나요?”

좋은 설명은 이런 질문에 답할 실마리를 줍니다. 긴 증명에서 핵심 가정을 정확히 어디에 쓰는지 짚어주기도 하고, 복잡한 계산들이 어떤 구조로 연결되는지 보여주기도 합니다.

AI가 만드는 증명이 크게 늘어난다면, 저는 연구를 평가할 때도 결과를 해석하는 기여를 더 중요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증명의 수가 늘어난다는 사실만으로 설명의 가치까지 입증되지는 않습니다. 그 설명 덕분에 무엇을 할 수 있게 됐는지 보여줘야 합니다.

어떤 설명에 연구 실적을 인정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고 인정 기준을 너무 넓게 잡기는 어렵습니다. 기존 증명을 읽기 좋게 정리하는 일과 새로운 수학적 관점을 제시하는 일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라면 어떤 설명이 연구에 기여했는지 다음 세 가지 질문으로 살펴보겠습니다.

  •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나요? 기존 풀이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관계나 구조를 찾아냈는지 봅니다.
  • 다른 문제에도 쓸 수 있나요? 설명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다른 정리나 사례를 다루기가 수월해지는지 확인합니다.
  • 적용 범위를 분명히 했나요? 어떤 조건에서 설명이 성립하고, 어디서부터 통하지 않는지 따져봅니다.

앞서 홀수의 합을 정사각형으로 설명한 것은 이해를 돕기 위한 예입니다. 이미 알려진 설명을 소개한 것만으로 새로운 연구 실적을 인정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증명을 새롭게 해석해서 불필요한 가정을 찾아냈거나, 더 넓은 경우를 증명할 방법을 알아냈다면 다르게 볼 수 있습니다. 그 설명을 바탕으로 후속 연구를 진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육적 가치도 별도로 인정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다만 “많은 사람이 이해했다”는 성과와 “새로운 수학적 통찰을 제시했다”는 성과에는 각각에 맞는 평가 근거가 필요합니다. 조회수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새로운 수학적 통찰이 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발견·검증·설명의 공로를 구체적으로 기록한다면

가상의 공동 연구를 생각해봅시다. 한 연구자가 문제와 접근법을 정하면 AI가 증명 초안을 만듭니다. 다른 연구자가 그 초안의 오류를 고치고, 또 다른 연구자는 증명의 핵심을 설명할 새로운 표현을 찾아냅니다.

마지막 연구자의 설명 덕분에 증명이 단순해지거나 적용 범위가 넓어졌다면, 그 사람이 무엇을 했는지 연구 결과물에 구체적으로 적을 만합니다.

그래서 연구 결과와 함께 기여 내역을 기록하자고 제안합니다. 문제를 설정하고 증명을 구성하는 데 누가 어떤 일을 했는지, 검증과 새로운 해석은 누가 맡았는지 밝히는 것입니다. AI를 썼다면 어느 단계에서 활용했는지도 함께 적을 수 있습니다.

설명을 평가할 때도 “쉽게 읽힌다”는 감상에 머물러서는 곤란합니다. 그 설명으로 무엇이 새롭게 드러나고 어떤 판단이 쉬워졌는지 살펴야 합니다. 후속 연구자가 가져다 쓸 수 있는 내용이 무엇인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AI가 증명 작성을 더 많이 맡게 된다면, 연구자의 공로를 기록할 때도 각자가 한 일을 더 세밀하게 구분해야 할 겁니다. 저는 새로운 이해를 만들어낸 설명을 연구 기여로 인정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다음 연구자가 그 설명 덕분에 어디까지 생각을 발전시킬 수 있었는지 구체적으로 적는 것이 공로를 기록하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AI 수학 연구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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