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크패턴 3분 소요

“앱에서 더 잘 됩니다”는 왜 웹을 일부러 불편하게 만들까

링크 하나를 열었을 뿐인데 앱 설치 배너가 화면을 가립니다. 배너를 닫고 나면 이번에는 로그인을 요구합니다. 최근 한 달간 확인 가능한 공개 커뮤니티 자료가 많지 않아 새로운 논란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런 불편은 오래전부터 되풀이돼 왔습니다.

망가진 모바일 웹은 실수가 아닐 수 있습니다

모바일 웹을 쓰다 보면 익숙한 장면과 마주칩니다. 앱 설치 창은 본문을 가리고, ‘나중에’ 버튼은 눈에 잘 띄지 않을 만큼 작고 흐립니다. 몇 문단만 읽어도 콘텐츠가 끊기면서 “앱에서 계속 보기”가 나타납니다.

이처럼 사용자가 충분히 생각하고 선택하도록 돕지 않고, 특정 행동을 유도하도록 화면과 절차를 비튼 설계를 다크 패턴이라고 합니다.

물론 불편하다고 해서 모두 의도된 설계는 아닙니다. 오래된 웹사이트이거나 개발 인력이 부족해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웹에서 막힌 기능이 앱에서는 자연스럽게 작동하고, 거절한 설치 권유가 방문할 때마다 다시 뜬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콘텐츠 하나를 보려 했을 뿐인데 배너 닫기, 로그인, 앱스토어 이동, 앱 설치라는 4단계를 거쳐야 합니다. 사용자에게 선택권은 남아 있어도, 편하게 거절할 권리는 사라진 셈입니다.

기업이 원하는 것은 설치보다 ‘지속적인 연결’입니다

기업 입장에서 모바일 웹 이용자는 붙잡아 두기 어려운 손님입니다. 링크를 확인한 뒤에는 곧바로 탭을 닫을 수 있습니다. 쿠키를 지우거나 다른 브라우저를 사용하면 같은 사람인지 알아보기도 쉽지 않습니다.

앱에서는 상황이 달라집니다. 로그인 상태를 오래 유지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동의하면 푸시 알림도 보낼 수 있습니다. 어떤 화면을 보고 어느 지점에서 이탈했는지도 더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앱이 연락처나 위치를 자동으로 가져간다는 뜻은 아닙니다. 민감한 정보에 접근하려면 운영체제에서 권한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다만 앱에서는 이용자의 행동을 하나의 계정과 연결하기가 웹보다 수월합니다.

광고 사업자에게는 큰 차이입니다. 누가 어떤 콘텐츠를 오래 봤는지 알 수 있으면 광고를 더 정교하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쇼핑 서비스는 장바구니 알림을 보낼 수 있고, 구독 서비스는 이탈 직전에 할인 메시지를 띄울 수도 있습니다.

기업이 바라는 것은 홈 화면의 아이콘 하나가 아닙니다. 반복해서 사용자를 불러올 통로입니다.

앱이 정말 더 좋은 경우도 있습니다

“앱에서 더 잘 됩니다”라는 말이 늘 거짓인 것은 아닙니다. 카메라를 자주 쓰는 서비스나 실시간 내비게이션, 오프라인 저장, 생체 인증처럼 운영체제 기능과 긴밀히 맞물리는 작업은 앱이 유리합니다.

문제는 기능의 차이가 아니라 사용자가 선택하는 과정입니다. 웹에서도 충분히 제공할 수 있는 기사 읽기, 가격 확인, 게시물 열람까지 막아 놓고 앱을 요구한다면 편의성 때문이라고만 보기는 어렵습니다.

좋은 서비스는 무엇이 다른지 구체적으로 알려줍니다. “앱에서는 오프라인 저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하면서, 웹에서 계속 볼 수 있는 버튼도 같은 크기로 보여줍니다.

반면 “앱에서 더 나은 경험을 만나보세요”라는 모호한 문구만 반복한다면 한 번쯤 의심해 볼 만합니다. 무엇이 얼마나 나아지는지는 밝히지 않은 채 설치만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를 두고 이용자들이 오래전부터 내놓은 반응은 간단합니다. 앱이 정말 좋다면 강요하지 않아도 설치한다는 것입니다. 억지로 문을 좁힌 뒤 옆문을 추천하는 방식은 제품 자체의 매력이 아니라 정보 비대칭에 기대는 전략입니다.

앱으로 옮긴 뒤에는 떠나기도 어려워집니다

앱을 설치한 이용자는 알림을 허용하고, 계정을 만들고, 관심사를 설정합니다. 저장한 콘텐츠와 구매 기록도 차곡차곡 쌓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다른 서비스로 옮기는 데 드는 비용도 커집니다.

이런 상태를 플랫폼 종속이라고 합니다. 기술적으로는 탈퇴할 수 있어도, 이미 쌓인 기록과 익숙해진 사용 방식 때문에 떠나기 어려워진 상태를 뜻합니다.

여기에는 아이러니도 있습니다. 기업은 사용자를 자사 앱 안에 묶어 두고 싶어 하지만, 그 앱은 다시 애플과 구글의 운영체제와 앱스토어에 의존합니다. 사용자는 서비스에 묶이고, 서비스는 더 큰 플랫폼에 묶이는 구조입니다.

결국 모바일 웹을 약화하는 전략은 개방된 인터넷의 장점마저 깎아냅니다. 링크만 누르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었던 정보가 설치, 로그인, 권한 요청이라는 벽 뒤로 들어갑니다.

설치하기 전에 이 질문만 해보세요

앱 설치 창이 뜨면 지금 필요한 기능이 웹에서 정말 불가능한지부터 따져보는 편이 좋습니다. 단순히 글 하나를 읽거나 상품 가격을 확인하려는 상황이라면 앱이 꼭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앱을 설치하더라도 알림, 위치, 사진 접근 권한을 한꺼번에 허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실제로 해당 기능을 쓸 때 필요한 권한만 열어 주면 됩니다. 사용하지 않는 앱은 정리하고, 계정 삭제와 데이터 내보내기 기능이 있는지도 미리 확인해 두는 편이 좋습니다.

“앱에서 더 잘 됩니다”는 제품 안내처럼 보이지만, 때로는 기업의 사업 모델을 드러내는 문장입니다. 웹이 갑자기 불편해졌다면 앱이 얼마나 좋은지만 볼 것이 아니라, 그 설치로 누가 더 많은 것을 얻게 되는지도 따져봐야 합니다.

다크패턴 모바일앱 플랫폼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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