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장소까지 지워라, X가 7년 된 Nitter에 보낸 편지
X가 오픈소스 프로젝트 Nitter 쪽에 정지명령을 보냈습니다. 돌아가던 사이트를 끄라는 선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2019년부터 공개된 코드 저장소까지 내리라는 요구입니다.
Nitter는 원래 뭘 하는 프로젝트였나
Nitter는 트위터, 지금의 X를 다른 화면으로 보여주는 웹 프론트엔드입니다. 프론트엔드는 우리가 브라우저에서 실제로 만지는 페이지입니다. Nitter는 X의 공개 글을 가져와 광고와 추적 스크립트를 뺀 가벼운 페이지로 다시 보여줬습니다.
개발자 zedeus가 2019년 코드를 공개했습니다. 계정 없이 글을 읽고 싶은 사람이 찾았습니다. 자바스크립트를 끄고 웹을 쓰는 사람과 RSS로 타임라인을 구독하고 싶은 사람도 찾았습니다. 글을 대량으로 긁어 되파는 수집기와는 출발이 달랐습니다.
스크래핑은 웹페이지에서 정보를 자동으로 추출하는 일입니다. Nitter도 기술적으로는 X의 데이터를 가져와 다시 그립니다. 이용자가 하는 일은 사이트 주소를 열어 글을 읽는 쪽에 가까웠습니다. 그 간극이 지금 법적 공방의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로그인이 벽이 된 이후
2022년 10월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했습니다. 이듬해부터 공개 글의 문턱은 빠르게 높아졌습니다. 2023년 무료 API가 사실상 끊겼고 그해 7월에는 글 조회 횟수 제한이 붙었습니다. 나중에는 로그인하지 않으면 글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Nitter는 한동안 게스트 토큰으로 버텼습니다. 로그인하지 않은 방문자에게 공식 웹이 잠깐 주던 출입증을, Nitter도 빌려 탄 겁니다. 2024년 초 그 길이 막히자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Nitter 사이트 대부분이 멈췄습니다. 메인테이너도 그때 사실상 사망 선고에 가까운 Mentions를 남긴 바 있습니다.
그때의 충격은 접속 불가였습니다. 이번에는 법률 서한이 왔습니다. 더 이상 우회하지 말라는 기술적 차단이 아닙니다. 만들어서 배포하는 행위 자체를 문제로 삼겠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서비스를 끄라는 것과 코드를 지우라는 것
정지명령은 영어로 cease and desist입니다. 지금 당장 멈추라는 경고장이고 법원 판결은 아닙니다. 개인 개발자나 작은 오픈소스 팀에게는 재판을 각오하라는 압박으로 읽히기 쉽습니다. 변호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서입니다.
운영 중인 사이트, 이른바 인스턴스를 끄라는 요구는 맥락이 있습니다. 그 서버가 X 쪽에 요청을 계속 보내기 때문입니다. 저장소를 내리라는 요구는 한 단계가 다릅니다. 다른 개발자가 코드를 읽고 복사하고 배우는 경로까지 닫으라는 뜻입니다.
깃허브 같은 곳에 올라간 프로젝트는 이미 여러 곳에 복제돼 있기 마련입니다. 원본을 지워도 코드는 남습니다. 그래서 이 요구의 실익은 삭제 자체보다 경고에 있습니다. 대체 화면을 만들어 공개하지 말라는 경고입니다. 7년치 커밋이 위법 도구의 설계도로 바뀌는 장면이기도 합니다.
공개된 글과 무단 수집 사이
X 입장만 놓고 보면 화가 날 만합니다. 봇이 글을 쓸어 가고 인공지능 학습용으로 타임라인을 퍼 갑니다. 광고를 건너뛰는 트래픽이 서버 비용을 올립니다. 이용약관에도 자동 수집을 막는 조항이 오래전부터 있었습니다. 자기 집 마당을 지키겠다는 논리입니다.
흐려지는 지점은 여기입니다. 브라우저로 x.com을 열어 공개 글을 읽는 일과, Nitter 주소로 같은 글을 읽는 일의 차이는 이용약관에 동의했느냐입니다. 글 자체는 원래 공개 설정이었습니다. 로그인이라는 기술적 문이 법률적 문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공개된 웹 정보를 자동으로 읽은 행위가 컴퓨터 범죄인지를 놓고 오래 싸워 왔습니다. 링크드인과 데이터 회사 hiQ의 소송이 자주 인용됩니다. 공개로 열어 둔 정보를 읽었다고 해서 곧바로 해킹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취지가 나온 적도 있습니다. 접근을 차단한 뒤에도 우회하거나 약관을 어기고 대량으로 긁는 경우는 다른 이야기입니다.
Nitter를 쓰던 사람 상당수는 수집기가 아니었습니다. 링크를 눌러 글을 확인하려는 사람이었습니다. 그 읽기가 불법 스크래핑 프레임 안으로 들어간 것이 이번 서한의 무게입니다.
이번 경고는 Nitter에서 끝나지 않는다
유튜브에도 공식 앱을 거치지 않고 공개 영상을 열어 보는 대체 프론트엔드가 있습니다. 동기는 비슷합니다. 추적기를 덜 거치고 계정 없이 가벼운 페이지로 공개된 내용을 보겠다는 겁니다.
X에서 이 논리가 통하면 다른 플랫폼도 같은 서한을 꺼낼 수 있습니다. 코드가 깃허브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위험이 됩니다. 로그인 벽 너머의 공개 정보가, 사실상 플랫폼이 독점하는 데이터로 굳는 방향입니다.
공개 글을 사람이 읽는 일과 플랫폼 데이터를 가져가는 일은 오랫동안 다른 말로 불렸습니다. X는 그 두 문장을 하나로 붙였습니다. 여러분은 로그인 없는 읽기를 서비스의 일부로 보십니까, 아니면 무단 이용으로 보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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