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 4분 소요

샤오미가 애플을 따라잡았다? Xring O3가 비운 한 칸

해커뉴스에 글 하나가 올라왔고 추천이 917표까지 붙었습니다. 샤오미 자체 칩 Xring O3가 애플의 싱글스레드 성능을 따라잡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숫자가 애플 옆에 붙으면 커뮤니티는 바로 들썩입니다. 다만 이번 이야기의 빈칸은 점수표가 아닙니다. 그 코어를 샤오미가 그린 건지, ARM이 그린 건지, 예전에 애플 코어를 그리던 손이 그린 건지입니다.

싱글스레드가 유난히 민감한 이유

칩 이야기에서 싱글스레드는 상징입니다. 코어를 많이 붙이면 멀티스레드는 올라갑니다. 한 개의 코어가 얼마나 빠른지는 설계 실력을 더 직접 보여 줍니다.

애플은 아이폰 AP와 맥 실리콘에서 이 줄을 사실상 자기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한 클럭에 명령을 넓게 받아 넣는 디코더, 순서가 뒤바뀌어도 빈 실행 유닛을 채우는 파이프라인, 공격적인 분기 예측. 같은 ARM 명령어셋을 쓰면서도 애플만 한 줄이 빨랐습니다. 클럭당 일처리량, 이른바 IPC에서 격차가 났습니다.

그래서 Xring O3 점수가 애플 옆에 붙자 “중국 업체가 따라잡았다"는 제목이 먼저 퍼졌습니다. 해커뉴스 댓글도 그 제목을 먼저 받았습니다. 조금 뒤에야 질문이 바뀌었습니다. 그 코어가 정말 샤오미 코어냐는 질문이었습니다.

자체 칩과 자체 코어는 다른 말입니다

샤오미는 2025년 Xring O1으로 자체 SoC 문을 열었습니다. 여러 기능을 한 실리콘에 앉히는 일, 인터커넥트, NPU, 전력 설계, 폰 소프트웨어 맞춤. 이 층을 자기 손으로 가져오는 건 작은 일이 아닙니다. 퀄컴과 미디어텍에 두뇌를 전부 맡기던 회사가 한 단을 올라선 겁니다.

CPU 코어의 마이크로아키텍처는 그 위나 옆의 다른 층입니다. Xring O3의 큰 코어는 ARM이 라이선스하는 C1-Ultra로 읽는 쪽이 맞습니다. ARM이 오래 쓰던 Cortex 이름을 접고 새로 깐 최상위 성능 코어입니다. 사는 쪽은 설계도를 받고 자기 공정과 캐시 용량과 클럭 정책에 맞춰 붙입니다.

애플은 명령어셋만 ARM입니다. 파이프라인 폭, 캐시 계층, 실행 포트 배치는 쿠퍼티노가 그립니다. 샤오미가 지금 한 일은 반대에 가깝습니다. 가장 빠른 ARM 큰 코어를 받아 자기 패키지 위에 앉힌 쪽에 가깝습니다. 자체 칩이라는 말과 자체 코어라는 말은 자주 한 단어로 붙습니다. 둘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C1-Ultra가 바꾼 라이선스 판

ARM의 사업은 원래 이런 구조입니다. 직접 폰을 팔지 않습니다. 코어 IP를 팔고 칩 업체가 그걸 가져가 제품을 만듭니다. 퀄컴도 미디어텍도 삼성도 큰 줄기는 이 카탈로그를 봅니다. 예외처럼 보이던 곳이 애플이었습니다. 라이선스는 명령어셋에 가깝고 코어는 직접 그렸습니다.

C1-Ultra가 애플 싱글스레드 근처까지 왔다면 따라잡은 주체는 샤오미가 아닙니다. 코어를 그리는 회사인 ARM입니다. 샤오미는 그 코어를 가장 빨리, 가장 크게 자기 이름 아래 보여 준 고객사에 가깝습니다. 해커뉴스 추천이 900을 넘긴 장면의 실체도 여기 있습니다. 사람들이 놀란 대상이 베이징의 한 브랜드라기보다 라이선스 코어의 상한선이 애플 P코어의 상징 지표를 위협한 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구도가 유지되면 파장은 샤오미에서 멈추지 않습니다. 같은 카탈로그를 여는 업체는 이론상 비슷한 큰 코어를 가져갈 수 있습니다. 자체 설계 팀의 두께가 애플만 못해도 돈과 공정과 통합 실력만 있으면 한 줄의 점수는 따라갈 수 있는 판이 됩니다.

그래서 그 코어는 누가 그렸나

커뮤니티가 예민해진 지점은 점수 다음 문장입니다. ARM의 큰 코어 팀은 지난 몇 년 동안 무엇을 바꿨길래 애플만의 영역이던 간격이 이렇게 줄었느냐.

확인된 설계자 명단은 없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추측이 돌았습니다. 애플 실리콘 팀에서 파이프라인을 짜던 사람들이 ARM과 라이선시 쪽으로 옮겼고 이슈 폭과 캐시 정책을 애플 쪽에 가깝게 끌어올렸다는 이야기입니다. 특허를 읽고 설계 철학을 베꼈다는 더 거친 버전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지금 당장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물어볼 질문은 분명합니다. 점수가 애플을 닮았다면 그 설계 노트도 애플을 닮았는지입니다. 벤치마크 한 줄은 소비됩니다. 누가 디코더 폭을 정했고 누가 분기 예측기를 고쳤는지는 남습니다. Xring O3를 샤오미의 승리로만 읽으면 그 층이 지워집니다.

점수가 같아져도 제품은 같아지지 않습니다

애플의 해자는 “우리만 이 코어를 그린다"는 배타성이었습니다. 같은 ARM64를 쓰면서도 아이폰이 안드로이드 플래그십보다 한 체급 빠르게 느껴진 이유의 상당 부분이 여기 있었습니다. 그 배타성이 라이선스 시장에서 흔들리면 애플이 내세우던 한 줄짜리 우위는 옅어집니다.

남는 우위는 코어 하나가 아닙니다. 메모리 서브시스템이 데이터를 얼마나 끊기지 않고 먹이는지, 전력이 남을 때와 없을 때 클럭을 어떻게 접는지, 컴파일러가 그 파이프라인에 맞춰 명령을 어떻게 늘어놓는지입니다. 수년치 소프트웨어 최적화는 벤치 한 번에 복사되지 않습니다. 싱글스레드 숫자가 같아져도 팬이 도는 시점과 배터리가 깎이는 곡선까지 같아지지는 않습니다.

“애플을 따라잡았다"는 문장은 반만 맞을 때가 많습니다. 한 축의 벤치를 따라잡은 것과 제품으로서의 실리콘을 따라잡은 것은 다른 문장입니다. Xring O3가 진짜로 증명해야 하는 것도 그다음입니다. 실험실 점수가 아닙니다. 손에 쥐어진 폰에서 그 점수가 재현되는지, 그 속도의 전기 요금이 얼마인지입니다.

다음 아이폰과 다음 샤오미 플래그십이 같은 벤치 한 줄에서 만날 수는 있습니다. 그 줄이 같다고 두 회사가 같은 칩 회사에 서는 건 아닙니다. 여러분은 그 한 줄을 샤오미의 설계력으로 보시겠습니까, 아니면 ARM 카탈로그의 새로운 상한선으로 보시겠습니까.

샤오미 Xring O3 ARM C1-Ultra 애플실리콘

댓글

    댓글을 불러오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