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픽게임즈가 Git에 도전장을 던졌다 — 게임 개발이 부른 'Lore' 버전관리, 진짜 대안일까
버전관리라고 하면 거의 반사적으로 Git을 떠올리시죠. 그런데 에픽게임즈가 “게임 개발에는 Git이 안 맞는다"며 자체 시스템을 들고 나왔습니다. 이름은 Lore. 포트나이트와 언리얼 엔진을 만드는 회사가 직접 던진 도전장이라 더 흥미롭습니다.
먼저 솔직하게 말씀드릴 게 있습니다. 이번 주제는 최근 30일 커뮤니티 반응 데이터가 거의 잡히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 글은 실시간 여론보다는 “왜 이런 도구가 필요했나”, “기존 방식과 뭐가 다른가"라는 구조적 맥락 위주로 풀어보려 합니다.
왜 게임 개발자는 Git을 불편해할까
Git은 텍스트 코드를 다루는 데는 천재적입니다. 한 줄 한 줄 바뀐 부분만 골라서 기록하니까요. 문제는 게임 개발이 코드만으로 굴러가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게임에는 3D 모델, 텍스처, 사운드, 동영상 같은 바이너리 대용량 파일이 산더미처럼 쌓입니다. 이런 파일은 조금만 바뀌어도 Git이 “어디가 바뀌었는지” 분석하지 못합니다. 그냥 통째로 새 버전을 저장합니다. 수백 MB짜리 텍스처를 열 번 수정하면, 저장소가 수 GB로 부풀어 오르는 식입니다.
여기에 게임 스튜디오 특유의 협업 방식도 한몫합니다. 아티스트 수십 명이 같은 에셋을 만지는데, Git의 자유로운 병합 모델은 바이너리 파일 앞에서 무력해집니다. 텍스트는 충돌을 자동으로 합칠 수 있지만, 캐릭터 모델 파일은 그게 불가능하니까요.
그동안의 임시방편들
물론 업계가 손 놓고 있던 건 아닙니다. 대표적인 게 Git LFS(Large File Storage)입니다. 대용량 파일은 별도 서버에 두고, Git에는 가벼운 포인터만 남기는 방식인데요. 급한 불은 껐지만 근본 해결책은 아니라는 평이 많았습니다. 설정이 번거롭고, 규모가 커지면 다시 느려집니다.
또 하나의 강자는 Perforce(퍼포스)입니다. 사실 AAA급 대형 게임 스튜디오는 오래전부터 Git이 아니라 퍼포스를 써왔습니다. 대용량 파일과 중앙집중식 잠금 방식에 강하거든요. 다만 라이선스 비용이 비싸고, Git 세대 개발자에게는 사용 경험이 낡았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정리하면 게임 개발자들은 “Git은 친숙하지만 무겁고, 퍼포스는 강력하지만 비싸고 올드하다"는 딜레마 속에 있었던 셈입니다. 에픽게임즈가 비집고 들어온 틈이 바로 여기입니다.
Lore가 노리는 지점
Lore의 핵심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대용량 파일을 1급 시민으로 대우하겠다는 겁니다. Git처럼 텍스트에 맞춰 설계한 뒤 바이너리를 끼워 맞추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거대한 에셋을 다루는 걸 전제로 만든다는 방향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워크플로입니다. 에픽은 단순한 저장소 도구가 아니라, 아티스트와 프로그래머가 함께 쓰는 통합 협업 환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코드와 에셋을 한 흐름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그림인데요. 언리얼 엔진이라는 거대한 생태계를 이미 쥐고 있다는 점이 강력한 무기가 됩니다.
엔진, 에디터, 그리고 버전관리까지 한 회사가 묶어서 제공한다면 개발자 입장에서는 손이 덜 가는 구조가 됩니다. 퍼포스를 따로 붙이고 LFS를 따로 설정하던 번거로움을 줄이겠다는 계산입니다.
그래서 진짜 대안이 될까
냉정하게 보면 변수는 많습니다.
첫째, 전환 비용입니다. 이미 퍼포스나 Git 기반으로 파이프라인을 깔아둔 스튜디오가 도구를 갈아엎는 건 큰 결심입니다. 아무리 좋아도 “지금 쓰는 게 그럭저럭 돌아간다"면 움직이지 않습니다.
둘째, 잠금 우려입니다. 에픽 생태계에 깊이 묶이는 걸 경계하는 시선도 분명 있을 겁니다. 엔진도 에픽, 버전관리도 에픽이 되면 의존도가 한쪽으로 쏠리니까요.
셋째, 범용성입니다. Git의 진짜 힘은 게임을 넘어 거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쓰는 사실상의 표준이라는 점입니다. Lore가 게임 밖으로 나갈 생각이 있는지, 아니면 게임 전용으로 남을지에 따라 위상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다만 에픽게임즈라는 이름값은 무시할 수 없습니다. 풍부한 자금, 거대한 사용자 기반, 그리고 자사 게임 포트나이트라는 실전 검증 무대까지 갖췄으니까요. “우리가 직접 쓰면서 다듬은 도구"라는 설득력은 분명 강합니다.
마무리
Lore는 단순한 새 도구라기보다, “범용 Git이 모든 분야를 만족시킬 수 있나"라는 오래된 질문을 다시 꺼낸 사건에 가깝습니다. 텍스트의 시대에 만들어진 Git이, 점점 무거워지는 콘텐츠 시대에 그대로 통할 수 있을지 말이죠.
여러분이 게임이나 영상, 대용량 에셋을 다루는 작업을 한다면 한 번쯤 묻게 됩니다. 익숙함을 버리고 더 맞는 도구로 갈아탈 용의가 있으신가요. 아니면 불편해도 표준의 안전함에 남으시겠어요. Lore의 성패는 결국 이 질문에 대한 개발자들의 대답에 달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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