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종말론 외치던 CEO들이 갑자기 말을 바꾼 이유
불과 1년 전만 해도 샘 알트만(Sam Altman)과 다리오 아모데이(Dario Amodei)는 “AI가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절반은 날려버릴 것"이라며 종말론적 예측을 쏟아냈는데요. 그런데 2026년 들어 두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묘하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입장 변화일까요, 아니면 IPO를 앞둔 자들의 계산된 수사학일까요.
“개발자는 사라진다"에서 “개발자 사랑해요"로
해커뉴스에서 5월 28일 올라온 한 게시물(63점, 51개 댓글)이 이 변화를 정확히 짚어냈는데요. 게시물 제목은 단순했습니다. “샘 알트만과 다리오 아모데이가 둘 다 AI 일자리 종말론 예측을 철회하고 있다.”
댓글 중 가장 공감을 받은 한 줄이 이 상황의 아이러니를 절묘하게 압축합니다. “‘우리가 개발자를 대체할 것이다’에서 ‘우리는 개발자를 사랑해요, 계속 토큰 태워주세요’로 가는 게 좀 웃기긴 하네요.”
아모데이는 작년에 “AI가 5년 안에 신입 화이트칼라 일자리의 절반을 없앨 것"이라고 단언했고, 알트만 역시 “에이전트가 곧 직원을 대체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인터뷰들에서는 “AI는 도구일 뿐, 인간의 일을 보강한다”는 식의 톤다운된 발언이 늘어났습니다.
왜 갑자기 말을 바꾸는가
타이밍이 묘합니다. OpenAI는 2026년 하반기 IPO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고, Anthropic도 추가 대규모 펀딩 라운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종말론은 펀딩 단계에서는 효과적인 마케팅이지만, 상장 시점에는 규제 리스크로 돌변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명확합니다. “우리가 모든 일자리를 없앨 것"이라고 떠드는 회사에 미국 정부와 EU가 어떤 시선을 보낼까요. 실제로 EU AI Act와 미국 행정부의 AI 노동시장 영향 평가가 본격화되는 시점에, CEO의 종말론적 발언은 컴플라이언스 부서가 가장 두려워하는 자료가 됩니다.
게다가 B2B 고객 관점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기업들은 “직원을 대체하는 도구"보다 “직원의 생산성을 높이는 도구"라는 내러티브에 훨씬 편하게 예산을 배정합니다. 노조 반발도 적고, 내부 정치적 부담도 덜하니까요.
커뮤니티의 싸늘한 반응
해커뉴스 댓글 분위기는 냉소적입니다. 한 댓글은 이렇게 지적했습니다. “수년간 자신 있게 했던 발언들이 대중의 반발 앞에서 황급히 철회되는 것 자체가, 그들이 신뢰할 수 없는 뱀 같은 존재라는 평판을 더 굳히고 있을 뿐이다.”
또 다른 댓글은 더 차갑습니다. “피해는 이미 발생했다(the damage is done).”
이미 수많은 기업이 “AI로 대체 가능한 직군"이라는 명분 아래 신입 채용을 동결했고, 부트캠프 산업은 침체에 빠졌으며, CS 전공 지원자 수까지 영향을 받았는데요. CEO들이 이제 와서 “사실 인간이 필요해요"라고 말한다고 해서 이미 결정된 비즈니스 결정들이 되돌려지지는 않습니다.
수사학의 진짜 비용
이 사건이 보여주는 건 단순한 마음의 변화가 아닙니다. AI 산업의 지배적 내러티브가 펀딩 환경에 따라 출렁인다는 사실인데요. 시드 단계에서는 “혁명"이 필요하고, IPO 단계에서는 “안정성"이 필요합니다. 그 사이에서 실제 노동자들과 고용 시장은 가만히 앉아서 출렁임의 비용을 치릅니다.
흥미로운 건 이번 톤 변화가 얼마나 갈지인데요. 만약 IPO가 성공하고 분기 실적 압박이 시작되면, 다시 “에이전트가 모든 화이트칼라 일자리를 대체한다"는 종말론이 돌아올 가능성이 적지 않습니다. 그게 가장 비싼 가격표를 정당화하는 가장 강력한 스토리니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시나요. CEO들의 이번 말 바꾸기가 진정성 있는 재평가일까요, 아니면 IPO 로드쇼를 위한 일시적 가면일까요. 그리고 만약 후자라면, 그들이 지난 2년간 만들어낸 종말론의 비용은 누가 치르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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