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안 쓴 Copilot이 내 커밋에 공동저자로? VS Code의 황당한 자동 서명
요즘 깃허브에서 본인 커밋 로그를 한 번 훑어보신 적 있나요. 분명 혼자 짠 코드인데 마지막 줄에 Co-Authored-by: Copilot <...>이 떡하니 박혀 있다면, 당신만 그런 게 아닙니다. VS Code가 사용자에게 묻지도 않고 Copilot을 공동 저자로 등록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조용히, 그러나 짜증 섞인 톤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
문제의 핵심은 단순합니다. VS Code의 Source Control 패널에서 커밋을 하면, Copilot 관련 기능을 직접 호출하지 않았더라도 커밋 메시지 푸터에 Co-Authored-by: Copilot 라인이 자동으로 붙는다는 겁니다.
자동완성 한 줄도 안 받았는데 왜 공동 저자가 되느냐. 이게 바로 개발자들이 분노하는 지점입니다. Copilot 확장을 설치만 해두고 실제로는 거의 끄고 쓰는 사람들도, 한참 디버깅 끝에 직접 손으로 친 코드도, 모두 “AI와 함께 작성한 커밋"으로 기록되고 있다는 거죠.
더 황당한 건 옵트아웃입니다. 별도 설정을 찾아 들어가 끄지 않는 한, 기본값이 “자동 추가"로 동작한다는 점이 가장 큰 불만의 원인이 되고 있습니다.
왜 이게 단순한 버그가 아닌가
처음엔 “그냥 설정 하나 끄면 되지” 싶지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그림이 좀 다르게 보입니다.
요즘 GitHub와 Microsoft가 가장 자주 인용하는 숫자가 뭘까요. “Copilot이 작성한 코드의 비율”입니다. CEO 사티아 나델라가 컨퍼런스 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코드의 20~30%는 AI가 쓴다"고 말할 때, 그 근거가 되는 데이터는 결국 커밋 로그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사용자가 직접 친 코드까지 “Copilot 공동 저자"로 자동 서명된다면, 이 통계는 처음부터 부풀려진 채로 집계된다는 뜻입니다. 의도했든 안 했든, AI 기여도가 실제보다 커 보이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거죠.
개발자들이 진짜 화내는 이유
표면적으론 “기본값을 안 끄면 자동 추가되는 게 짜증난다"지만, 실제 반응을 들여다보면 좀 더 깊은 결이 있습니다.
첫째, 저작권과 책임 소재 문제입니다. 회사에서 라이선스 민감한 코드를 다루는 개발자들에게 “AI가 공동 저자"라는 라벨은 단순한 메타데이터가 아닙니다. 코드 출처 감사(audit) 때 골치 아파지는 흔적이 남는 셈이죠.
둘째, 커리어 평가의 문제입니다. 일부 회사는 이미 “AI 도구 활용 비율"을 인사 평가에 반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자동 서명된 커밋이 “이 사람은 AI를 잘 쓴다"의 근거가 될 수도, 반대로 “이 사람은 AI 없이 못 짠다"의 낙인이 될 수도 있습니다. 본인이 결정하지 않은 라벨이 붙는다는 게 핵심입니다.
셋째, 동의 없는 기본값이라는 점이 가장 본질적인 불만입니다. “꺼두면 된다"가 아니라 “왜 켜둔 채로 출시했냐"는 질문입니다.
어떻게 끄나
지금 당장 본인 환경에서 확인하고 싶다면 두 가지를 보면 됩니다.
VS Code 설정에서 git.useCoAuthoredBy 또는 Copilot 관련 commit 옵션을 검색해 끌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커밋 로그를 git log --format=full 정도로 훑어보면, 본인도 모르게 추가된 Co-Authored-by 푸터가 있는지 바로 보입니다.
이미 푸시된 커밋의 경우 히스토리를 다시 쓰는 건 위험하니, 앞으로의 커밋부터 정리하는 쪽이 현실적입니다.
마무리
이 이슈가 흥미로운 건 단순한 UX 실수가 아니라, AI 시대의 “기여 측정"이 얼마나 허약한 토대 위에 서 있는지를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AI가 코드를 얼마나 쓰는지에 대한 모든 숫자는, 결국 누군가 어딘가에서 정의한 라벨링 규칙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 커밋, 누가 공동 저자로 들어가 있는지 한 번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더 중요한 질문 하나. 우리는 AI의 기여도를 정확히 측정하고 있는 걸까요, 아니면 측정하고 있다고 믿고 싶을 뿐인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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