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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드스터가 3만 달러에 팔렸다 — 죽은 소셜 네트워크는 부활할 수 있을까

페이스북이 세상에 나오기 1년 전, 모두가 사용하던 소셜 네트워크가 있었습니다. 이름은 프렌드스터(Friendster). 한때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보유했던 이 사이트가 최근 단돈 3만 달러(약 4천만 원)에 팔렸다는 소식이 테크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데요. 누군가는 이걸 사서 뭘 하려는 걸까요.

한때 1억 명이 쓰던 그 사이트, 기억하시나요

프렌드스터는 2002년에 등장한 원조 소셜 네트워크입니다. 마이스페이스보다 먼저였고, 페이스북보다도 먼저였죠. 친구의 친구를 연결해주는 “Circle of Friends” 알고리즘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이었습니다.

전성기 시절 회원 수는 1억 1500만 명. 구글이 2003년에 3천만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을 때 창업자 조나단 에이브람스가 거절한 일화는 지금도 회자되는데요. 만약 그때 팔렸다면 역사가 바뀌었을지도 모릅니다.

왜 망했을까 — 기술 부채와 타이밍의 비극

프렌드스터의 몰락 원인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서버가 너무 느렸습니다. 페이지 로딩에 40초씩 걸리는 사이트를 누가 계속 쓰겠습니까. 마이스페이스가 빠른 속도와 음악 기능으로 치고 올라오자 사용자들은 우르르 빠져나갔죠.

이후 동남아시아에서 게임 플랫폼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2015년 서비스를 완전히 종료하면서 13년 역사가 막을 내렸습니다. 도메인과 브랜드, 그리고 잔존 자산만 남은 상태로요.

3만 달러에 무엇을 산 걸까

이번 인수자가 산 것은 사실 “껍데기"에 가깝습니다. 사용자 데이터베이스는 이미 오래전 삭제됐고, 코드베이스도 더 이상 쓸 수 없는 상태입니다. 남은 건 도메인, 상표권, 그리고 노스탤지어뿐인데요.

그럼에도 3만 달러는 흥미로운 가격입니다. 2000년대 초반 인터넷 문화의 상징이라는 점에서 디지털 유산으로서의 가치가 있고, 일부에서는 NFT나 AI 기반 소셜 실험을 위한 브랜드 자산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죽은 플랫폼의 부활은 가능한가

비슷한 시도는 이미 여러 번 있었습니다. 마이스페이스는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인수해 음악 플랫폼으로 재기를 노렸지만 실패했습니다. 디그(Digg)는 여러 차례 주인이 바뀌며 명맥만 유지하고 있죠. 한번 떠난 사용자가 돌아오게 만드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게 업계의 정설입니다.

다만 최근 분위기는 조금 다릅니다. 탈중앙화 SNS(블루스카이, 마스토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메타와 X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옛날 그 시절의 단순한 SNS"에 대한 향수가 커지고 있는데요. 프렌드스터라는 이름값이 다시 빛을 발할 수도 있습니다.

디지털 보존, 그 어려운 숙제

이번 사건이 던지는 더 큰 질문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가 만든 디지털 흔적은 어디로 가는가라는 문제죠. 프렌드스터에 올렸던 수억 장의 사진, 수십억 개의 메시지는 회사가 망하면서 그냥 사라졌습니다. 인터넷 아카이브가 일부를 보존했지만, 개인의 추억까지 되살릴 수는 없습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도 언젠가는 같은 운명을 맞을 수 있습니다. 우리가 클라우드에 맡긴 삶의 기록은 회사의 수명과 운명을 같이하는데요. 그게 영원할 거라고 믿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일지도 모릅니다.

3만 달러짜리 프렌드스터의 새 주인이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아직 모릅니다. 다만 이 작은 거래는 우리에게 한 가지 사실을 일깨워줍니다. 모든 디지털 제국은 결국 무너진다는 것을요. 여러분이 지금 쓰고 있는 그 SNS도 예외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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