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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오션을 떠나 헤츠너로 — 개발자들이 유럽 호스팅으로 갈아타는 진짜 이유

요즘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조용히 번지고 있는 흐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미국 클라우드를 떠나 독일 헤츠너(Hetzner)로 갈아타는 움직임인데요. AWS는 물론이고, 한때 “스타트업의 친구"였던 디지털오션마저 비싸다며 짐을 싸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왜 하필 지금, 왜 하필 헤츠너일까요.

월 $700를 아꼈다는 이야기가 진짜인 이유

지난해 5월 공개된 한 영상이 아직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61만 7천 회 조회수에 좋아요만 1만 8천 개가 넘은 “How I Saved $700/Month With Self Hosting"이라는 콘텐츠인데요. 핵심은 단순합니다. 매니지드 서비스를 잔뜩 쓰던 환경에서 헤츠너 베어메탈 서버 한 대로 옮기니, 매달 카드값에서 700달러가 사라졌다는 겁니다.

이게 과장처럼 들리지만, 실제 가격표를 보면 납득이 갑니다. 디지털오션에서 vCPU 8개, RAM 16GB 사양의 드롭릿은 월 $84 수준입니다. 반면 헤츠너의 비슷한 클라우드 인스턴스(CPX41)는 월 $30 안팎이고요. 베어메탈로 가면 격차는 더 벌어집니다. 코어 수와 디스크 용량이 두세 배인데 가격은 절반 이하인 경우가 흔합니다.

“디지털오션도 이제 비싸다"는 인식의 변화

불과 5~6년 전만 해도 디지털오션은 가성비의 대명사였습니다. AWS의 복잡한 요금제와 갑자기 날아오는 청구서에 데인 개발자들이 “월 $5짜리 드롭릿"으로 도망쳤죠. 그런데 지금은 그 디지털오션이 같은 포지션의 가해자가 되어 있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인데요. 첫째, 디지털오션이 매니지드 데이터베이스나 쿠버네티스 같은 고부가 서비스로 라인업을 확장하면서 가격이 슬금슬금 올랐습니다. 둘째, 환율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영향을 그대로 반영하다 보니 1인 개발자나 작은 팀 입장에서는 부담이 커졌고요. 결국 “AWS보단 싸지만 헤츠너보단 비싼” 애매한 위치가 되어버린 겁니다.

셀프호스팅 부활과 맞물린 흐름

이 마이그레이션 흐름은 또 다른 트렌드와 맞물려 있습니다. 바로 셀프호스팅 르네상스인데요. 지난해 11월 공개된 “Self Host Supabase In Under 10 Minutes"라는 영상은 조회수 4만 4천 회를 넘기며 꾸준히 클릭되고 있습니다. Supabase, Plausible, Umami, n8n 같은 오픈소스 대안들이 워낙 잘 만들어져 있다 보니, “굳이 매니지드 서비스에 매달 수백 달러를 낼 이유가 있나"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옵니다.

헤츠너의 저렴한 서버는 이 셀프호스팅의 물리적 토대가 됩니다. Coolify나 Dokploy 같은 PaaS 비슷한 도구를 헤츠너 서버에 올리면, 헤로쿠나 버셀 같은 사용감을 유지하면서도 비용은 1/10로 줄일 수 있거든요.

그럼에도 헤츠너가 답이 아닐 수 있는 경우

물론 헤츠너가 만능은 아닙니다. 데이터센터가 독일과 핀란드에 집중돼 있어서 아시아 지역 사용자에게 서비스한다면 레이턴시가 발목을 잡습니다. CDN을 따로 붙여야 하고요. 또 미국 빅테크와 달리 계정 정지가 비교적 까다롭다는 평이 있습니다. 결제 카드 한 번 거절되거나 트래픽 패턴이 의심스러우면 메일 한 통으로 서버가 멈출 수 있습니다.

엔터프라이즈 컴플라이언스 요구사항이 있는 서비스, 글로벌 사용자를 상대하는 SaaS, 또는 AWS 생태계의 매니지드 서비스(SQS, Lambda, DynamoDB 등)에 깊이 묶인 아키텍처라면 단순 비교만으로 옮기기 어렵습니다.

결국은 “주권"의 문제

흥미로운 건 이 마이그레이션이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인프라 주권에 대한 이야기로 번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클라우드에 의존하다 보니 환율, 정치, 약관 변경 한 번에 휘둘리는 경험을 한 유럽과 아시아 개발자들이 “내 데이터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곳에 두자"는 쪽으로 기울고 있는 거죠.

당신의 사이드 프로젝트나 회사 인프라가 매달 얼마를 클라우드에 내고 있는지, 그중 정말로 매니지드 서비스 프리미엄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부분은 얼마나 되는지 한 번 따져볼 만한 시점입니다. 700달러까진 아니더라도, 한 달에 100달러를 아껴 1년에 새 노트북 한 대 값을 만드는 건 충분히 해볼 만한 계산이니까요.

Hetzner DigitalOcean 클라우드비용 셀프호스팅 인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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