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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l.com, 오픈소스를 접다 — 공개 일정 관리의 시대는 끝났을까

Calendly의 오픈소스 대안으로 주목받던 Cal.com이 클로즈드 소스로 전환했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일정 관리 도구"를 내세우며 개발자 커뮤니티의 지지를 받았던 프로젝트가, 결국 문을 닫은 겁니다. 이건 단순히 한 스타트업의 결정이 아닙니다. 오픈소스로 사업을 만들겠다는 꿈 자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Cal.com은 왜 오픈소스였나

Cal.com은 2021년 Calendly에 대한 불만에서 시작됐습니다. 비싼 가격, 제한된 커스터마이징, 데이터 통제권 부재. 이 세 가지 문제를 오픈소스로 풀겠다는 게 핵심 가치였습니다. GitHub 스타 수는 빠르게 늘었고, 셀프 호스팅을 원하는 개발자들이 몰려들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입니다. 셀프 호스팅 사용자는 많았지만, 유료 클라우드 서비스에 돈을 내는 사용자는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오픈소스 프로젝트가 반복적으로 부딪히는 그 벽, 무임승차 문제입니다.

오픈소스 엑소더스: Cal.com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2년간 벌어진 일들을 나열하면 패턴이 보입니다.

2023년 HashiCorp가 Terraform을 포함한 제품군의 라이선스를 MPL에서 BSL(Business Source License)로 바꿨습니다. 커뮤니티는 분노했고, OpenTofu라는 포크가 탄생했습니다. 2024년에는 Redis가 BSD 라이선스를 버리고 듀얼 라이선스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Sentry도 FSL(Functional Source License)이라는 새로운 라이선스를 만들어 사실상 경쟁사의 코드 사용을 차단했습니다.

그리고 2026년, Cal.com이 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다만 Cal.com의 경우는 라이선스 변경이 아니라 아예 클로즈드 소스로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결정입니다.

오픈소스 비즈니스 모델의 구조적 모순

오픈소스 기업이 수익을 내는 전통적인 방법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엔터프라이즈 기능을 유료로 제공하는 오픈 코어 모델, 관리형 클라우드 서비스를 파는 SaaS 모델, 그리고 기술 지원과 컨설팅으로 돈을 버는 서비스 모델.

문제는 AWS, GCP 같은 하이퍼스케일러가 이 구조를 무너뜨린다는 겁니다. 오픈소스 코드를 가져다가 관리형 서비스로 제공하면, 원작자보다 더 좋은 인프라 위에서 더 싼 가격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Elastic이 AWS의 OpenSearch와 싸워야 했던 것처럼요.

Cal.com 같은 비교적 작은 규모의 스타트업에게는 이 싸움이 더 가혹합니다. 코드를 공개하면서 동시에 경쟁 우위를 유지하는 건, 투자자들에게 설명하기 점점 어려운 이야기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오픈소스는 끝난 건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닙니다. 하지만 “오픈소스로 VC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을 키운다”는 특정 모델은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Linux, PostgreSQL, Kubernetes처럼 재단 기반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들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이들은 애초에 단일 기업의 수익 모델에 의존하지 않으니까요. 반면 특정 기업이 주도하면서 오픈소스를 마케팅 전략으로 활용한 프로젝트들은, 성장 이후 필연적으로 수익화 압박에 직면합니다.

결국 살아남는 오픈소스 비즈니스는 두 부류로 나뉠 것 같습니다. 하나는 클라우드 서비스 자체의 품질과 편의성으로 승부하는 기업. 다른 하나는 처음부터 커뮤니티 거버넌스 구조를 갖추고 다수의 후원으로 운영되는 프로젝트. 그 중간 지대에 있던 Cal.com 같은 모델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할 것

Cal.com을 셀프 호스팅으로 쓰고 계셨다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겁니다. 이미 배포된 코드는 사라지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보안 패치와 신규 기능 업데이트는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대안을 검토해야 할 시점입니다.

이 사례가 던지는 질문은 명확합니다. 우리가 오픈소스 도구를 선택할 때, 그 프로젝트의 지속 가능성을 얼마나 진지하게 평가하고 있었느냐는 것입니다. GitHub 스타 수나 기능 목록만 보고 선택하는 시대는 지났을지도 모릅니다. 프로젝트 뒤에 있는 거버넌스 구조, 수익 모델, 커뮤니티의 건강 상태까지 살펴봐야 할 때입니다.

오픈소스 Cal.com 비즈니스모델 라이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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