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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백업했다고 믿었는데 백업이 안 되고 있었다 — Backblaze가 드러낸 클라우드 백업의 민낯” date: 2026-04-14T22:00:00+09:00 draft: false tags: [“Backblaze”, “클라우드백업”, “데이터손실”, “Dropbox”, “OneDrive”] description: “Backblaze가 조용히 Dropbox, OneDrive 등 클라우드 스토리지 폴더를 백업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사용자 대부분은 이 사실을 모릅니다.”

“백업은 Backblaze에 맡겨뒀으니 안심이지.” 많은 사용자가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중요한 파일들이 백업되지 않고 있었다면요? 최근 Backblaze의 조용한 정책 변경이 알려지면서, 클라우드 백업 서비스에 대한 신뢰가 근본부터 흔들리고 있습니다.

조용히 사라진 백업 대상들

2025년 말, 개발자 Robert Reese는 자신의 블로그에 “Backblaze has quietly stopped backing up your data"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Backblaze가 어느 순간부터 Dropbox, OneDrive, Google Drive, iCloud Drive, Box, iDrive 등 주요 클라우드 스토리지의 로컬 동기화 폴더를 백업 대상에서 제외했다는 것입니다.

Mac 버전 기준으로 9.2.2.878 업데이트부터 적용된 이 변경은 릴리스 노트에만 짧게 언급됐습니다. 별도의 팝업 알림이나 이메일 공지는 없었습니다. Backblaze 앱의 “Exclusions(제외 목록)” 탭을 열어봐도 Dropbox나 OneDrive는 표시되지 않습니다. 공식 문서의 파일 제외 목록 페이지에도 이 서비스들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알 방법이 사실상 없었던 겁니다.

2015년의 약속, 2025년의 현실

Backblaze가 사랑받았던 이유는 명확했습니다. 2015년 공식 웹사이트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습니다. “All user data included by default. No restrictions on file type or size." 모든 사용자 데이터를 기본으로 백업하고, 파일 종류나 크기에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선언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요. 클라우드 스토리지 폴더뿐 아니라 .git 폴더까지 백업 대상에서 빠져 있습니다. 개발자에게 .git은 프로젝트의 전체 변경 이력이 담긴 핵심 데이터입니다. Reese는 실제로 git 히스토리가 손실된 저장소를 Backblaze에서 복원하려다 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Backblaze 측의 논리는 “성능 문제와 과도한 데이터 사용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는 것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일리가 있습니다. Dropbox가 온라인 전용으로 설정된 파일까지 동기화하면 불필요한 트래픽이 발생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변경 방식입니다. 사용자에게 충분히 고지하지 않고, 앱 UI에도 반영하지 않은 채 기본 동작을 바꿔버린 것입니다.

커뮤니티의 분노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반응은 거셌습니다. TidBITS Talk 포럼에는 “WARNING! Backblaze now ignoring Dropbox"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고, 2페이지 넘게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Dropbox 커뮤니티 포럼에서도 “Using Dropbox Backup with Backblaze no longer works"라는 보고가 잇따랐습니다.

사용자들의 불만은 크게 두 가지로 모입니다. 첫째, 백업 서비스가 어떤 파일을 백업하지 않는지 투명하게 보여주지 않는다는 점. 둘째, 이런 중대한 변경을 릴리스 노트 한 줄로 처리했다는 점입니다. 한 사용자는 이렇게 썼습니다. “Backblaze가 내 데이터 일부를 백업하고 있다. 전부가 아니라.”

경쟁 서비스인 CrashPlan도 비슷하게 Dropbox 백업을 중단한 상태입니다. 반면 Arq 같은 서비스는 여전히 모든 폴더를 백업 대상에 포함합니다. 대안을 찾는 움직임이 이미 시작된 셈입니다.

더 깊은 문제 — 조용히 멈추는 백업

사실 이번 일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Backblaze에는 “Safety Freeze"라는 메커니즘이 있습니다. 특정 조건에서 백업이 자동으로 멈추는 안전장치인데, 문제는 사용자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Hacker News에서 한 사용자는 “1년에 2~3번은 Safety Freeze가 걸리는데, 매번 수동으로 해제해야 한다"고 보고했습니다.

외장 드라이브의 경우 30일 이내에 한 번이라도 연결하지 않으면 백업 대상에서 자동으로 제거됩니다. 출장이나 여행 중에 드라이브를 두고 갔다면, 돌아왔을 때 그 드라이브의 백업은 이미 사라진 뒤입니다. Trustpilot 리뷰에는 “4TB 드라이브가 고장 났는데, 3주간 자리를 비운 사이에 백업 이미지가 만료됐다"는 사례도 올라와 있습니다.

백업을 백업하는 시대

이 사태가 던지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백업 서비스를 맹신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IT 업계의 오래된 격언 중 “3-2-1 규칙"이 있습니다. 데이터를 3벌 이상 보관하고, 2가지 이상의 저장 매체를 사용하며, 1벌은 반드시 물리적으로 다른 장소에 두라는 원칙입니다. 클라우드 백업이 보편화되면서 이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 줄었습니다. “클라우드에 올려뒀으니 됐지"라는 안도감이 퍼진 거죠.

하지만 백업은 설정하고 잊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정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무엇이 백업되고 있는지, 마지막 백업이 언제 완료됐는지, 실제로 복원이 되는지까지요. Backblaze 사태는 이 기본을 다시 상기시켜줍니다. 여러분의 백업은 지금 이 순간에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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